【하즈키~나가츠키】이달의 한 가지 요리
이카호의 산자락에도 여름의 흔적이 천천히 스며드는 하즈키(음력 8월)입니다.
낮의 열기는 남아 있지만 해질 무렵이면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메뉴에도 청량한 향과 초가을로 향하는 차분함이 서서히 감돌기 시작합니다.
첫 잔의 시작은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에서 전해지는 바다의 은혜로.
성게의 부드러운 단맛, 시라코(생선 이리)의 사르르 녹는 식감, 하모(갯장어)의 은은한 감칠맛.
참깨식초 향과 함께 차가움 속에 남는 바다의 여운까지 즐길 수 있는 한 접시입니다.
하슨(八寸)은 여름의 잔향과 가을의 기척을 담은,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했습니다.
푸른빛과 붉은빛, 옅은 흰빛이 그릇 안을 물들이고, 한 점 한 점마다 계절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제철 사시미와 함께한 술은 구마모토의 ‘쿠요 마사무네 준마이다이긴조’.
자몽을 떠올리게 하는 향과 여름 해산물에 산뜻하게 어우러지는 상쾌한 산미.
야마다니시키를 정성껏 도정해 빚어낸, 맑고 가벼운 한 병입니다.
그리고 이번 달 조용히 마음을 끄는 것은 따뜻한 요리입니다.
이즈 이토 앞바다에서 잡힌 대형 소라를 ‘어화구이’로 준비합니다.
불에 구워진 소라의 고소함과 바다 내음, 씹을수록 퍼지는 깊은 감칠맛.
그릇 안에 여름밤 바다가 은근히 밝혀지는 듯한 한 접시를 즐겨보세요.
더위 너머로 다음 계절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
하즈키의 카초로에서 시원한 여운을 천천히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